[22개월, 아이와 나들이-2016.11.09]

  어머님은 외출하시고 아버님과 나, 그리고 1시간 오전낮잠을 자고 일어난 히야와 점심을 먹었다. 정리하고 앉아 있으니 아버님께서 "오늘 생각보다 안 추운데 네가 지난번에 얘기했던 상소동 가보자."라고 하셨다. 엊그제 대청댐드라이브를 가면서 상소동산림욕장도 나무가 많다더라 말씀드렸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보신 모양이다. 어제 말씀하시길, "내일과 모레는 엄청 춥다니까 나가지말고 금요일쯤 어디라도 다녀오자."하셔서 긴장을 늦추고 있었는데 집앞 산책을 하고 오신 아버님께서 생각보다 안춥다고 급드라이브를 제안하셨다. 언제 어디로 나들이를 갈지 모르니 세수라도 하고 있자 그렇게 다짐했건만, 오늘도 히야만 후루룩 옷을 입혀 따라나섰다.

  15키로. 대전근교치고는 먼거리였다. 40분 정도를 가니 옛터를 지나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런데 네비게이션이 이상한건지 우리는 조금 이상한 곳에 차를 세웠다. 입구같지도 않은 곳으로 들어가 5분 정도 숲길을 걸으니 돌로 된 입구표시가 나왔다. 종합안내도를 보니 주차는 오토캠핑장 옆에 큰 주차장에 하도록 되어 있었다. 오토캠핑장과 산림욕장을 연결하는 산책로가 있는데 숲 보호차원에서 차를 멀리 대고 그 길로 걸어오는 것 같았다.

  산림욕장은 장태산처럼 큰 규모는 아니지만 나무가 많고 아기자기하게 잘 되어 있었다. 웅장한 돌탑 여러개가 한데 멋지게 자리잡고 있었고, 군데군데 작은 돌탑은 계속 있었다. 산을 좋아하시고 여행을 많이 다니시는 아버님께서도 대전에 이런 곳이 있는 줄은 몰랐다고 하시며 단풍이 참 예쁘다고 감탄하셨다. 산책로는 여러갈래로 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다. 우리는 유모차를 가져갔는데 올라갈 때 선택한 길은 괜찮았고 내려올 때 선택한 길은 군데군데 돌길이 있어 덜컹거렸다.

  히야는 주차해둔 곳에서부터 입구까지는 유모차를 탔고 입구부터는 내려 걸으며 단풍도 줍고 나뭇가지고 가지고 놀았다. 사람이 없어 아이가 맘껏 돌아다녀도 시야에 들어와 좋았다. 돌탑에서 한참을 뛰어다니고 돌도 쌓아보고 놀다가 그 옆에 운동기구를 보고는 자기도 해보겠다며 덤벼들었다. 온 바닥이 낙엽으로 쌓여 운치가 있었다. 낙엽을 흩뿌리며 한참 놀고는 손시렵고 추운지 유모차에 태워달라고 했다. 4시 정도가 되니 쌀쌀한 기운이 몰려왔다. 손녀사랑이 지극하신 아버님께서는 히야의 언 손을 보시며 가까운 만인산휴게소에 들러 따뜻한 국물을 먹여가자고 하셨다.

 

  만인산 휴게소는 심심하면 왔던 드라이브코스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만인산휴게소 들어오는 길에 큰 까페베네가 생겼다. 아무래도 드라이브연인족을 위해 생겨난 듯 하다. 평일 낮인데도 호떡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했다. 아버님께서 음식을 사오시는 동안 우리는 실내에 앉아있었다. 매번 와도 밖에서 먹고 가서 실내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아이가 있으니 테이블에 의자가 있다는 것이 아주 좋다.  1인 1가래떡과 1호떡, 그리고 어묵은 공동메뉴~ 이제 히야도 제법 먹어서 가래떡을 반절이상 먹었다. 어묵탕을 줄 때 숟가락도 주면 좋을텐데, 집 나오면 뭐든 닥치는대로 하는거다. (내 충치균이 하필 오늘 옮아가지는 않을꺼라 확신하며)히야도 나처럼 입대고 후루룩 마셨다. 온몸이 따뜻해지고 배도 부르니 히야가 노래를 부르고 엉덩이도 씰룩거렸다. 어른이나 애나 배부르면 기분이 좋아지나보다.

  아니나 다를까, 돌아오는 차 안에서 히야는 잠이 들어버렸다. 밤에 일찍 재우려고 낮잠을 일찍 재웠는데 급 여행의 피곤함에 낮잠을 한번 더 자게 됐다. 그래도 시원한 바깥바람 쐬서 기분업됐으면 오늘 밤에는 조금 늦게 자도 괜찮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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